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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시사브레이크 = sisabreak ]

   
▲ 변호사 성창재
우리나라 형사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범만 처벌하고, 과실범은 과실치사상죄, 과실장물취득죄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불법행위’는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에 기한 경우도 인정되지만(민법 제750조 이하), 단순한 금전배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형벌권의 발동여부를 결정하는 형사법은 고의범만 처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범죄의 주관적인 구성요건인 ‘고의’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지 않고, 단지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단,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습니다(형법 제13조).

그래서 강학상 ‘고의’를 확정적 고의와 불확정적 고의로 구분하고, 불확정적 고의를 다시 미필적 고의, 택일적 고의 및 개괄적 고의 등으로 구분합니다. 그렇다면 법정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미필적 고의’는 무슨 의미일까요? 이에 관하여 학자들은 크게 용인설과 감수설로 견해가 나뉘는데, 용인설은 ‘결과 발생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승인 또는 내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라는 견해이고, 감수설은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구성요건 실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법원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결과 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결과 발생을 용인하려는 내심의 의사가 있음을 요한다’라면서 용인설의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제1종 운전면허 소지자인 피고인이 정기적성검사기간 내에 적성검사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구(舊) 도로교통법(2010. 7. 23. 법률 제103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운전면허증 소지자가 운전면허증만 꺼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정도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것은 적성검사기간 내에 적성검사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에 대한 방임이나 용인의 의사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적성검사기간 도래 여부에 관한 확인을 게을리하여 기간이 도래하였음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적성검사기간 내에 적성검사를 받지 않는 데 대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진정부작위범의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면서 파기환송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도8374 판결).

미필적 고의를 확대해석하게 되면 피고인의 ‘내심의 주관적 의사’가 무한정 확대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지만, 일단 위 대법원 판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지나친 과실’은 ‘미필적 고의’로 몰려 형사처벌이 될 수 있음은 잘 알고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변호사 성창재{법무법인 현산, dimonbe@hanmail.net, 02)591-7476}

사법연수원 제33기생인 성창재 변호사는 변호사 김기동·성창재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했고, 중소기업은행에서 사내변호사직을 수행한 바 있다. 변호사 성창재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다, 법무법인 코리아와 법무법인 솔루션에 이어 현재는 법무법인 현산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8년부터 중소기업은행 고문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금융을 비롯해 일반 민·형사 및 가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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