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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익광고는 가치 중립성을 훼손시킨다[데스크칼럼]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저항)의식 및 반기업정서 은폐·왜곡시켜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푸른 꽃은 푸르러서 예쁘고, 붉은 꽃은 붉어서 예쁩니다. 가을은 알록져서 아름답고, 겨울은 빛이 바래 아름답죠. 자신에게 없는 모습을 부러워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우니까요.”

두산그룹 '사람이 미래다' TV 공익광고 시리즈 중 '아름다운 사람 편'에 삽입된 멘트다. 그런데 그런 두산의 인프라코어가 과거 경영난을 이유를 들어 연령 제한 없이 국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당시 박용만 회장까지 직접 나서 신입사원 제외를 지시했지만, 한 번 불어 닥친 후폭풍은 두산 이미지에 치명상을 가하고 있다.

당시 경영난에 처한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 9월, 11월(기술·생산직)에 총 3차례 퇴직프로그램을 실시해 각각 180명, 200명, 약 450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뒤이어 사원·대리급 직원까지 옷을 벗으면서 거센 여론의 역풍이 일었다. 두 얼굴의 두산. 이게 어디 한 대기업만의 문제일까.

이쯤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두산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의 공익광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공익광고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를 광고의 설득적 기능을 활용하여 해결해 나가기 위한 설득적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공익광고를 집행하는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고유의 역사 및 전통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자각한 듯 공익적 성격의 내용이 들어간 기업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 이들의 목적은 기업 이미지 제고 및 매출증진이라는 건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기업이미지 광고는 '정경유착'이라는 '은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정권과의 '밀월관계'가 필요한 기업들은 정부정책에 편송, '이미지 정치'를 미화시키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실체 없는 '창조경제'를 비롯해 정부정책에 이미지를 덧칠해 환상을 심어주는 공익광고가 쏟아지는 현상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반대급부로 각종 제도적 혜택과 매출 증진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게 된다. 박근혜 정부가 줄기차게 내세운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에 편승한 두산의 공익광고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온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체적 노력을 본 적이 있었던가.

수많은 재벌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은 망각한 채, 노동착취를 일삼고 있다. 그리고 최근 정부는 기업들의 숙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동법 개정안'을 대놓고 지원사격하고 있다. 그 뿐인가. 영세기업들의 기술을 잠식해나간다. 골목상권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모습이 육식두더니자 황소개구리와 참 흡사하다. 대기업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역대급 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왜 그 곳 종사자들은 집 한 칸 마련조차 어려운가. 협력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단 한 자릿수 안팎의 지분으로 그룹사 전체를 지배하는 대기업의 순환출자구조는 또 어떠한가.

필자 역시 가끔은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를 보는 내내 영상도 멘트도 구구절절 옳다는 생각에 진한 감동을 갇곤 한다. 특히 그 때마다 등장하는 반듯한 남녀 모델과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배경화면에 이선을 빼앗기기 일쑤다. 그 순간 아름답고 감동스런 광고 이면에 감춰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정부정책과 재벌의 추악한 얼굴을 잊고 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가. 저들이 TV상에서 의도하는 이미지 세탁과정에서 춤을 추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광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미지로 빚어진 허상이 정부나 기업이 은폐하려는 진실에 눈을 뜨는 순간 소름이 돋는다. 지금처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식과 반(反)기업정서를 봉합해 사회 구성원의 가치중립성을 왜곡하고 있는 허울뿐인 공익광고에 대해 감시와 견제가 시급하다. 그렇지 않는다면야 '국정홍보물'이나 '상업광고'로 분류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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