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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한 국가와 국민을 만드는 정치를 보고 싶다

[시사브레이크 = sisabreak ]

   
▲ 경제학박사 공병호

누구에게나 존재이유라는 것이 있다. 미물(微物)이라도 존재 이유라는 것이 있다면 인간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사업가들의 존재이유는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어서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보장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존재이유는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해서 앞길을 개척하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학생들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정치가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뜬금없이 존재이유를 이야기하는데 는 경제신문의 1면을 장식한 기사 때문이다.

#1.
“오는 10일이면 ‘2월 임시국회’가 끝난다.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기다. 절박해진 경제계와 청와대가 ‘경제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며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한목소리로 호소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꺾이는 등 경제가 위기상황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데도 여야는 총선에만 몰두해 귀를 닫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경제를 살릴 기회를 영영 놓쳐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출처: <한경>, 2016.3.8.

여러분은 정치가의 존재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필자는 “정치가의 존재이유는 선거에 이기는 것이다”라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이 의견을 접한 한 분은 “정치가의 존재이유는 국가를 부강하게 국민을 부강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 분은 한 걸음 나아가 “정치가의 존재 이유는 선거에 이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정치가라는 사람들이 왜, 존재하는 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당위’(當爲)는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당위’가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 정치가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그렇게 고결하고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고상하거나 근사한 것은 아니다. 오로지 선거에 이길 수 있다면 그리고 당리당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최소한 한국 정치에서는 당위에 근거한 존재 이유보다는 실제로 일어나는 존재 이유가 더 타당하지 않는 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칠흑 같은 어둠을 헤매는 경제를 살리는데 여당이 있고 여당이 어디에 있겠는가? 행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지원해 주는 것이 입법부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정치가의 존재 이유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마이동풍(馬耳東風)과 같은 일이 서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발을 동동 굴리는 사람들은 당신들일 뿐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정치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건을 기화로 어떻게든지 상대방으로부터 이익을 얻어내려는 사람들의 음울한 태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 않는가! 이런 사람들을 두고 어떻게 정치가의 존재이유가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필자의 눈에는 회기 마지막까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관련 법안 통과를 미적거리면서 연기하는 사람들이 사적 이익과 분파적 이익 추구에 골몰하는 소인배들의 무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도 국민이 피땀으로 만들어낸 세금을 축내는 식충(食蟲)과 같은 사람들 말이다.

#2.
이번에 통과된 북한인권법을 보라! 무려 11년이 걸려서 겨우 통과를 하였다. 이를 보더라도 사사건건 국회선진화법을 기화로 발목을 잡는 정치가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오로지 시중의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이익과 당의 이익을 우선하는 무리로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던 날 필자는 다음과 같은 시(詩)를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개재한 바가 있다. KTX를 타고 가던 길에 차장 바깥으로 흘러가는 풍경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나라 사정과 어우러져 나온 시상(詩想)이다.

북한인권법 통과! -공병호-

그래도 수고 했고
밥값들 했다

11년이 걸렸구나
법통과 시키는데

내부 인권문제에
그토록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

북한 인권만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을까

그들의 뇌는 두 개인가
내부 인권 담당 뇌, 북한 인권 담당 뇌

그렇지 않고서야
그토록 오래 뭉갤 수 있었을까

그래도 수고는 했다
끝까지 뭉개지 않았으니까

앞으로도 이 나라의 한량들이
좀 더 상식 양식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길 기도할 뿐이다

#3.
겉으로 보기에 사소하게 보이는 것을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집권기 초반기에는 권력이 공고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집권 후반기가 되면 정치지형도가 어떻게 형성되는 가에 따라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국회선진화법처럼 구조적으로 일을 할 수 없도록 제약하는 법률이 버티고 있는 한 나라를 더욱 혼미함 속으로 내몰 수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에 대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우리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정치권력이 확고한 추진력을 갖고 있었더라도 외환위기의 거센 파고를 피해갈 수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외환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정국은 극도의 혼미함을 걸었다. 외환위기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까지 야당은 집권 여당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노동법 개정을 무산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아자동차 사태를 기화로 철저하게 정당 이익을 극대화하였다. 결국 밀어붙인 결과는 그토록 정치가들이 원하는 결실을 낳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야당이 집권하는데 성공하였으며, 환란이 모든 책임을 김영삼 대통령과 그 집권 세력에 떠넘기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기록들을 추적하다 보면 우리는 “환란의 궁극적인 책임은 김영삼 정권에 있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도 결코 당시 야당들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정치적인 이해 때문에 끝까지 집권 여당을 밀어붙이고 정치적 혼란을 부추겼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과거는 그냥 과거의 일로 끝날 수 있다. 그러나 근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정치인들의 집권을 위한 ‘막무가내’식 행동을 보노라면 ‘우둔한 자들은 비슷한 실수를 언제든지 반복할 수 있는 자들이구나!’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가의 존재이유는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더 잘 살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자리를 차지할 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대의를 위해서 힘을 모을 수 있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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