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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만사다…속도보단 방향이 중요[데스크칼럼] 협치 파기 논란, 추경·정부조직개편 등 차질 불가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야 3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릎 쓰고 강경화 외교장관 임명장을 수여했다. 지난 달 21일 청와대는 강경화 장관에 대한 인사발표 직후 취재진에게 강경화 장관 장녀의 이중국적과 위장전입 문제를 미리 알렸을 때까지만 해도 비(非) 외무고시 출신의 첫 여성 외교장관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무르익었다.

하지만 그 이후엔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강경화 장관은 야당의 납득할 만한 해명 요구에 응하는 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면서 강경화 장관 임명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를 맞췄는지는 잘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장관 임명 강행의 배경으로 6월29~30일에 열릴 한미정상회담과, 7월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회의 등을 꼽았다. 외교부장관 없이 국제사회 등판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이었다. 그러나 야3당이 이구동성으로 반대하는 부적격 인사를 협치를 포기하면서까지 고수할 이유가 있었을까.

지난달 10일 취임과 함께 다짐했던 국회와의 협치는 40일 만에 강경화 장관 임명과 함께 사실상 협치의 틀을 깼다는 불만들이 그래서 쏟아진다. 벌써부터 야권에선 정부조직개편·추경·헌재소장 인준 등 국회에 산적한 과제를 다룰 6월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각기 대응전략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강경화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대응방안을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다룰 예정인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추경이나 정부조직법 등 현안에 협조할 수 없다며 ‘국회 일정 연계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변수다. 국회를 무시하는 새 정부에 추경을 심사해줄 수 없다고 경고한다. 심지어는 ‘국회 일정 보이콧’까지 운운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여권은 6월 임시국회에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안과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정부조직개편안 등의 처리를 구상했지만, 예산결산특위와 안정행정위 회의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장관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6월 일정은 파행될 수밖에 없다. 일정에 들어가더라도 야당의 반대는 불가피하다.

가령, 추경안 처리를 위해서는 예비심사격인 예결위 종합 정책질의와 각 상임위 별 추경 예산 심의가 이번 주 중에 끝내야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7일에 종료되는 6월 국회에서의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대통령은 야당의 동의 없이 강경화 임명을 통해 제1과제 중 하나였던 일자리 추경안 처리에 스스로 발목이 잡힌 셈이다.

국회는 청와대에서 추천한 인물을 사전 검증을 통해 지명된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직무능력과 함께 도덕성 등을 검증하여 적합·부적합의 의견을 내는 곳이다. 다시 말해 청와대의 인사검증 결과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바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사청문회는 무용론 논란 속에서도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실 시간은 새 정부와 청와대 편이었다. 청와대는 다음 주 인사검증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도입했던 인사시스템인 인사추천위원회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히고 있다. 부실검증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대목이다. 그래서 아쉽다. 며칠 더 빨리 임명한다고 외교나 안보라인이 안정을 찾는 게 아니지 않는가.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이다. 그리고 새 정부 초기 인사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그런데 조바심 속에서 속도만 내고 있다. 이래서 국회와 협치 할 마음이 있긴 한지, 국민의 뜻엔 정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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