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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노동계, 文정부 일자리위에 노정관계 파행 엄포…근본적 해법은 있나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노동계 참여가 구색 맞추기 위한 들러리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지 않으면 일자리위원회는 실패한 과거를 답습하는 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이 23일 새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이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윈회는 정부 주도의 정책기구이다. 일자리 추경 등도 공공일자리 창출에만 몰입된 상황이다. 공공일자리 지원자도 아닌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새 정부의 일자리시책에 지지를 보내는 기형적인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도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하여 뚜렷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 채 언제부턴가 총파업 등 쟁의카드만 꺼내든다.

23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민주노총 정책간담회에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악수하고 있다.

▢ 민주노총 “노동계, 일자리위 들러리 아니다”

최종진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상황을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만은 아닌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 직무대행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자리위 1차 회의가 민주노총과의 정책간담회 이전인 지난 21일 갑작스럽게 열린 것을 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성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사자성어 ‘발묘조장(拔苗助長)’을 언급한 뒤 “정책간담회를 먼저 진행하고 일자리위 공식회의가 진행되는 것이 순서인데 아쉽고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일자리위를 계기로 노사정간 사회적 대타협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신뢰 형성이 중요한 시기에 실패한 노사정위원회를 거론하는 것은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면서 “정부가 과거처럼 노사정위를 강행하거나 노동계 동의 없이 사회적 대타협을 밀어붙인다면 일자리위를 포함해 전반적인 노정관계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간전문위원 15명 가운데 양대노총과 비정규직 노조 등 노동계 몫이 3명에 불과한 상황과 관련, 노동계 목소리를 반영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정부 측 위원이 15명으로 꾸려져 ‘노동계가 정부에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 직무대행은 “일자리위는 정부 주도의 정책기구여서 소수에 불과한 노동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라면서 “위원회 운영과 의제설정, 회의진행방식, 전문위원회와 특별위원회 설치 등 운영세칙을 정하는데 긴밀한 협의와 노동계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다.

노동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자리 추경 등도 공공일자리 창출에만 몰입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윈회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라면서 “공공일자리 지원자도 아닌 일반 국민들마저 이 일자리시책에 동의하고 지지를 보내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5법에 강력히 반발하며 지난해 12월16일 오후 3시 민주노총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총파업 현장. (시사브레이크 DB)

▢ 노동계, 방향키 잃고 표류 중

정부와 국민들 반응과 별도로, 노동계의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양대 노총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하여 뚜렷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건 총파업 등 쟁의카드뿐”이라고 일갈했다.

한국 노총 관계자는 “2차 세계대전부터 힘을 키우기 시작한 프랑스 노조는 지금까지 의회보다도 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에 충실해 왔다”라면서 “노조는 대선 당시 마크롱을 반대했고, 지금 새 정부와 맞서고 있다. 의회권력까지 장악한 마크롱 정부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마크롱이 ‘대량해고’나 ‘쉬운 해고’가 가능한 노동유연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즉 친기업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라면서 “프랑스가 당장 총선 다음날부터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동조합 시위를 벌였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향이 뚜렷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유럽 외신도 여러 차례, "제로 의석에서 과반을 확보한 거대정당으로 발돋움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여전히 노조와의 관계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내 노동계는 어떤가.

또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연례행사가 된 총파업 등에 관심이 있기는 할까”라고 되물은 뒤, “여전히 노사정위원회 구성 비율이나 운영방식의 문제점만 지적할 뿐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노동자들도 점점 관심을 접고 생업에 충실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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