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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은 친밀함을 가장한 폭력이다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 사례. 이제 갓 1년 넘게 교제를 해온 남자친구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에 숨을 쉴 수가 없다. 만난 지 두 달 만에 이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까지 먹었지만, 이제는 그의 구속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지 고민이다. 직장 회식이 시작되면 1분에 한 통 정도 전화를 걸어 시시콜콜한 행적을 캐묻는가 하면, 불쑥 회사에 찾아오기도 한다. 전 직장에서는 남자 상사와 업무상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부적절한 관계로 오해하기까지 해 그만 둔 적도 있다.

KBS 뉴스영상 갈무리

1)폭언 2)폭행 3)강요 4) 통제(혹은 구속) 5)강간 2)강제 스킨십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위와 같은 데이트 폭력은 아마도 엇나간 ‘소유욕’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타인으로의 존재감을 존중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나눠야 하는 데이트가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소유욕이 강해지면서 폭력적인 현상이 아주 쉽게 일어난다.

데이트 폭력을 말할 때 남성이 가해자라는 단정을 짓는데, 지금까지 나온 통계수치를 놓고 보면 이 판단이 결코 틀렸다고 볼 수 없다. 아무래도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관계를 비롯해 폭언, 그리고 폭행 구속 등이 물리적 힘이 우월한 남성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하여 여성이 가해자일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다. 사실 이 부분은 내가 피해자일 경우도 있었다. 다만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가 남성이냐 여성이냐의 문제는 본질을 비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칫 남녀갈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차례 데이트폭력 사건이 매스컴을 타면서 온라인 공간은 삽시간에 온갖 평가와 판단과 추측으로 공분의 장이 되기도 했다. 사건 자체가 자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곧장 여론재판도 시작된다. 그러나 분노의 춤만 출 뿐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할 지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데이트 폭력은 처벌에 앞서서 신고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신고를 해도 가해자와 무슨 사이인지 묻고 애인 사이라고 한다고 하더라도 처벌이 쉽지 않다는 답변을 받거나 조사가 제대로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몇 푼의 벌금으로 끝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또 애인사이에도 데이트와 관련해 성폭력이 있을 수 있는데 성폭력과 핸드폰 파손과 같은 재물손괴가 같이 있다면 성폭력은 무혐의 처리되고 재물손괴가 인정돼서 벌금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한마디로 당사자 간 문제로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의무 체포 제도라는 것이 있는데 경찰이 출동하면 정리하는 방법으로, 일단 경찰서로 분리, 즉 신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리 처리된다. 영국은 이른바 ‘클레어 법’으로 전과 공개제도를 시행하기도 한다. 영미법 국가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데이트 폭력과 관련해서 엄격한 법 제정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미리 대처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가령 처음부터 심각한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고, 폭언은 손찌검으로, 다음엔 뺨을 때리고 그 다음은 다른 부위를 때리거나 무기를 사용하는 형태로 강도가 높아진다.

사실 기자도 20대 시절엔 과거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도 매우 어리숙하여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했다. 상호간 설렘이 사라졌을 때 나오는 데이트 폭력은 친밀함을 가장한 폭력일 뿐이다.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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