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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친기업 노동개혁 승부수 통할까[데스크칼럼] 우크릭, 또 우클릭…거센 시민적 저항 극복이 ‘관건’될 듯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극우파의 자크 시라크부터 좌파의 프랑수아 올랑드까지 진영을 떠나 역대 정부에서 번번이 실패했던 프랑스의 노동시장 개혁이 일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취임 100일 만에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나면서 첫 번째 위기를 맞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강성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친기업적인 노동법 개정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번 노동법 개정은 마크롱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어떻게 끌고 갈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저성장과 고실업 해소를 위한 방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친기업적인 노동정책 공약을 내건 당시 마크롱 후보를 적극 반대하기도 했던 프랑스 노조는 이른바 ‘프랑스판 쉬운 해고’로 규정, 향후 거센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업에서 노조의 권한을 축소하고 정리해고수당 상한제와 작업장별 투표제 등을 도입하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업이 해고와 채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함께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다만 노조 반발을 우려,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근로자의 부당해고를 막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조가 가졌던 권한을 줄이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부당 해고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실업수당의 상한선을 두고, 직원이 50인 미만인 기업에서는 노조원이 아니더라도 사원의 위임을 받은 대표가 사용자와 직접 근로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이 20인 미만인 기업에서는 모든 근로자가 직접 사용자와 협상하도록 허용했다.

일단 노동개혁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마크롱 정부와 과반을 확보한 집권여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노동개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기 전 일사천리로 해결하여 논란의 불씨를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실제 노동법 개정안을 대통령 위임 입법 형식의 대통령 명령으로 채택하도록 이미 동의도 받아 향후 입법과정은 순탄해 보인다.

이와 관련, 프랑스 최대 민간부문 노조인 민주노동총동맹(CFDT)의 로렌 베르거 사무총장은 “특히 중소기업에서 노조의 영향력을 제거하려는 실망스러운 발표”라고 밝혔다. 오는 12일 극좌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이 실시하는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혀 당장 노조의 구체적인 행동은 없겠지만, 향후 국정의 ‘뇌관’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마크롱 대통령도 노동법 개정을 향한 거센 반발을 우려한다. 특히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돼온 자신과 집권당의 철학과 가치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푸앵>과의 인터뷰에서 “개정안이 쉽게 통과되길 원하는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실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도 그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적어도 프랑스 국민의 절반이 39세의 중도파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불만을 지지율로 표시했다. 그런데 노조가 거세게 저항하면 좌우 대결구도로 전개될 수 있는데, 지난 대선 때 경쟁 후보였던 극우 성향 정치인 마린 르펜의 지지자들이 마크롱을 지지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마크롱을 지지했던 국민은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관건은 결국 민심에 달려 있다. 마크롱은 친기업적인 노동법 개정뿐 아니라 복지혜택 축소를 골자로 한 전면적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거센 시민적 저항을 받고 있다. 기업과 기득권 지원에는 노조와 시민들의 공공의 이익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극우, 극좌에 넌더리가 난 프랑스의 민심이 과연 이런 마크롱의 우클릭 행보를 받아들일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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