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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국정교과서 여론조작 의혹 실체 드러나

[시사브레이크 = 정흥식 기자]  

교육부, 국정교과서 진상위에 수사 의뢰

찬성의견서 낸 상당수 “제출한 적 없다”

‘차떼기 제출’ 논란 의견서 집중 조사 중

일괄 출력물 형태 국정교과서 찬성 의견서 제출 4374명

동일 주소지 기재 찬성의견 제출 1613명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등이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찬반 의견수렴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당시 국정교과서에 대한 찬성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상당수가 현재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당시 의심되는 정황에도 교육당국이 이를 사실상 눈 감았다는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정희·박근혜·이완용 명의의 국정화 찬성의견서. (자료= 교육부)

문재인 정부가 정권 초기 ‘적폐청산’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교육당국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다.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추진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등이 의견수렴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을 요청한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의견수렴 과정에서 제기된 정부기관의 여론 개입 의혹에 대해 사전 조사해 10일 위원회에 조사 내용을 보고했다. 교육부는 2015년 11월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이 담긴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구분(안)' 행정예고에 따른 의견수렴 결과 찬성 의견이 15만2805명, 반대 의견은 32만1075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상조사팀은 사전 조사에서 국정교과서 찬반 의견 수렴 마지막 날인 2015년 11월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인쇄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이유와 제출자의 인적사항이 동일하게 제작·제출돼 ‘차떼기 제출’ 논란이 일었던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당시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던 의혹을 약 2년 만에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진상조사팀이 교육부 문서보관실에 보관돼 있는 찬반 의견서 103박스를 살펴본 결과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는 53박스로 확인됐다.

우선 26박스(약 2만8000장 분량)를 조사한 결과 동일한 의견서 양식(4종)에 일정한 유형의 찬성 이유가 반복적으로 적혀 있었다. 양모 씨(118장), 배모 씨(103장) 등 동일인의 이름으로 찬성 이유만 달리한 의견서도 수백 장 발견됐다. 특히, 1613명은 동일한 주소지를 기재해 찬성 의견을 제출했다.

조사팀은 일괄 출력물 형태의 의견서를 제출한 4374명 중 677명을 무작위 추출해 유선전화로 진위 여부를 파악했고, 이 중 252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찬성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답변은 129건(51%), ‘제출한 사실이 없다’는 응답은 64건(25%), ‘인적사항 불일치’ 12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47건이었다.

당시 ‘차떼기 제출’논란이 일었던 의견서를 계수한 교육부 직원들은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의 지시에 따라 직원 200여 명이 자정 이전까지 계수 작업을 했다고 증언했다.

진상위는 조사팀의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여론 조작의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의결했다. 개인정보 제공, 공무집행방해, 사문서 등의 위·변조 등의 혐의가 발견됐고, 일부 혐의자는 교육부 공무원이 아니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다.

진상위는 또 교육부의 조직적 공모나 협력 여부, 여론 조작 여부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한 신분상 조치 등도 요청할 계획이다.

진상위는 “故 김영한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노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메모, 교육부의 국정역사교과서 비밀 TF 현장 공개, 언론이 입수한 청와대 보고서 등을 검토해 보면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처음부터 여론 조작에 조직적으로 관여했다고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통해 청와대와 국정원, 교육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흥식 기자  heungsik@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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