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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에서] 국회의원과-피감기관-언론의 삼각관계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안중열 기자

오늘 국회와 각 부처에서 국정감사가 시작됐다는 건 신문지상이나 SNS를 통해 알려졌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특별히 다룰 만한 내용이 없는 첫날은 그간 국감 현장에서 형성된 힘의 논리애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현재 국회의원 숫자는 지역구 246명과 비례대표 54명을 포함해 총 300명이다. 이들에 딸린 보좌관들은 일단 의심이 되는 자료에 대한 자료제출을 무차별적으로 요구하면서, 그 건수가 기하학적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각 상임위에 속한 의원들이 같은 내용의 질의서를 다른 형태로 요구한다. 평소에 문서관리가 허술한 탓도 있지만 국감 제출용으로 불필요한 작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국감 시즌만 되면 자료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본업은 뒷전이 된다. 사실 국감장에는 고위직 공무원들이나 유관기관장들이 앉아 있지만, 그들이 제출하는 자료나 답변은 모두 말단 공무원들 몫이다.

여야는 물론 야야, 더 나아가 같은 당 의원 간에도 ‘동일 내용 질의-다른 형태의 답변 요구’하는 식의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 국감스타가 되겠다고 큰 줄기에선 같은 내용을 편취·가공한 보도자료를 뿌린다.

전국의 수많은 기자들은 수를 헤아리기 힘든 만큼의 보도자료를 받고, 그 내용 중 일부를 재가공해 보도한다. 언론의 도마에 오른 순간 피감기관들은 즉각적으로 추가 자료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피감기관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오늘 교문위에서 보수정권의 국정교과서 적폐를 알고도 눈을 감은 사실을 덮는 모습만 봐도 그들을 동정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성실 공무원들 입장도 살피자는 제안이다.

혹자는 중앙부처나 유관기관이 쩔쩔 매는 모습에 희열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그 위에 군림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언론의 불필요한 칼질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철저한 먹이사슬의 관계에 놓여 있지 않나.

그토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고위공무원들도 거대한 국회의원과 언론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면 별 도리가 없다. 그래서 중앙부처를 통제할 수 있는 국회가 국감의 주체가 되고, 언론은 이를 감시하게 된다.

그런데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여 올바른 방향의 국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국감이 국감스타를 자처하는 국회의원들과, 찌라시성 기사제목을 카피해 퍼다 나르는 언론으로 인해 본질까지 흐려져서야 되겠는가.

이 때문에 가짜뉴스를 걸러낼 줄 안다는 독자들조차 정권교체에 성공한 여당의 ‘적폐청산론’과 보수 2야의 ‘문재인 정부 무능 심판론’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 정치권에서의 정쟁에 굳이 발을 담글 필요는 없다.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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