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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1400조 가계부채 뇌관 터뜨릴까한은, 금리인상 딜레마 여전…금리 오르면 증가세 주춤 vs. 가계 이자 폭탄

[시사브레이크 = 정민수 기자]  

‘살림살이’ 팍팍해질 전망

취약차주 부채 부실 우려도 커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우리 경제의 뇌관과도 같은 가계부채의 뇌관을 당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단 금리가 오를 경우 각종 대출 규제책뿐만 아니라 높아진 이자 부담으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계 살림을 급격히 위축시켜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나 14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이자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한국은행 이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가계 빚 총액이 14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00조원대에 올라선 가계빚은 매년 100조원 넘게 급증하면서 급기야 올 3분기 14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7~9월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1387조9000억원)보다 31조2000억원(2.2%) 늘었고, 지난해 9월 이후 1년 새 무려 122조7000억원(9.5%)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 2015년말 자금순환 통계를 기준으로 분석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로 OECD 평균치(70.4%)보다 20.6%p 높았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 2분기 기준 155%로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계빚이 1400조원을 넘어섰다고 해서 당장 금융시스템 충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감이 큰 이유는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해 3%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경기회복세가 견조해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3명이 금리인상에 동의하면서 한은의 금리인상 신호는 강해진 모습이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한은의 시그널까지 더해져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조달금리가 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21일 기준 2.355%로 한 달 전(10월20일 2.299%)보다 0.056%p 올랐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지난달 연 1.62%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정부의 제동이 없는 한 대출금리 오름세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낸 가계의 이자 부담은 크게 높아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재무건전성'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금융부채를 지닌 가구당 이자비용이 308만원인 점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1%p 오르면 이자부담은 364만원으로 56만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p 상승하면 168만원 늘어 476만원까지 뛰었다.

소득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가 오르면 저축이나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어 소비심리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게 된다"며 "가계는 소비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채의 질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저소득·저신용·다중채무자의 경우 높아진 이자부담으로 아예 빚을 갚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 1343조원중 이미 상환 불가능한 부채 100조원을 제외하고, 부실 위험이 높은 부채를 94조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면 내수 부진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가계빚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정부가 나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강화하는 등 각종 규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고, 비교적 규제를 덜 받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신용대출 증가세는 되레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LTV, DTI 규제 강화, 신(新)DTI 도입 등은 대출 공급 억제책으로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엔 변수가 많다”라면서 “근본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낮추려면 가계가 얼마나 대출을 늘리고, 왜 대출을 받는지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수요 자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민수 기자  msjung@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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