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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계기로 화해무드 첫 발 기대[데스크칼럼] 남북 체육회담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 피력과 함께 남북 당국자 간 접촉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 한·미 합동 군사훈련 연기 검토를 공식적으로 밝힌 지 열흘 만에 나온 화답이자 대남 유화 메시지여서 향후 남북 간 대화창구가 열릴지 주목되고 있다. 올림픽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남북 실무 접촉이 곧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꽉 막혀 있던 대화의 문이 모처럼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대남 정책을 통해 정면 돌파해보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해 신년사가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남북대화 의지를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등 구체적으로 진전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정은의 대화 의사는 핵·미사일 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을 일단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기조가 쉽사리 풀리지 않자 북·미 간 대화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한·미 간 북핵공조를 흐트러뜨리려는 책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에서 운전대를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하는 북한에 대북 군사공격을 거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책이 우리 정부의 발목을 잡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유엔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자는 휴전결의를 이끌어냈고, 북한에 올림픽 참가를 제안하면서 분위기를 다져왔다. 그런 노력에 북한이 화답한 셈이고, 이제야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문재인 정부에 당장 너무 큰 기대를 하긴 이른감이 없지 않다. 지난 10년간 동결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자칫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에 균열이 일지 않도록 주변국과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특히나 해묵은 '동맹 vs. 민족' 논란이 커질 경우 남북관계 개선 전에 남남갈등에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보수정부 10년을 거치며 생긴 관성을 탈피해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초석을 다지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도 모처럼의 남북대화가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 추가 도발 중단을 먼저 선언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담겨 있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지라는 조건도 철회해야 한다. 남북 접촉 과정에서 한·미동맹 균열과 남한 내 갈등 유발을 시도하려 든다면 더욱 강력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평창올림픽을 전후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신년사의 진정성은 의심을 받게 돼 남북 간 화해모드는 요원해지게 된다.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정치권 일각에선 '화전양면식 신년사'로 혹평한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남북관계는 우리 정부의 필요와 관점에서 판단하여,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북·미 간 긴장이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남북대화가 이 과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초를 칠 필요가 없다. 문재인 정부가 어렵게 화해 무드의 첫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굳이 정쟁의 수단으로 부각시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몰고 갈 이유나 명분은 있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설득해 북·미대화로 이끌어낸다면 동북아에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은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사실 한 달여 남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명실상부한 '평화의 제전'이 되도록 준비하는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하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남북 체육회담을 개최하여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게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일이 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군불을 지피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은 그 다음 과제여야 한다.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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