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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화재] '거동불편 환자+유독가스' 사상자 키웠다

[시사브레이크 = 김수정 기자]  

41명 대부분 질식사로 발혀져
방화문 열려 유독가스 빨리 확산
거동 불편 환자들 대피 어려워 
중상자 중 추가 사망자 나올 수도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불이 나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큰 인명피해가 나오게 된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다수이 환자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화재 진화는 신속히 진행됐지만 방화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병원 내부를 뒤덮어 질식사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사망자 외에도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안타까운 전망이 나온다.

26일 오전 발생한 화재가 진화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의 모습.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5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 났다. 이번 화재로 오후 1시 기준 사망자는 41명, 부상자는 130여명으로 나타났다. 

우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아 대피를 제 때 하지 못한 측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재빠르게 대피를 하기 힘든데다 유독가스가 빠른 시간에 번져 이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더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이 난 세종병원에는 모두 100명의 입원 환자가 있었고 바로 뒤에 위치한 세종요양병원에도 94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후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자력대피가 쉽지 않은 노인 환자의 비중이 높아서라는 분석이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요양병원이다보니 일반 피난자와는 다르게 대피에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컸던 것 같다"며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 유독가스를 흡입하면서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영주 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병원의 특성 상 운동능력이나 신체능력이 일반인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재난상황에서는 피난을 유도하거나 보조해 주시는 분들이 적극적이지 않으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가 큰 이유"라고 밝혔다. 

불이 나면 하늘이 보이는 1층이나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스스로 걷기가 힘든 환자들에게는 보조자가 있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환자들은 자력 피난이 어려워 1층이나 옥상으로 대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평 피난을 해야 한다"라면서 "현대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이 아니면 이런 개념이 실제로는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환자들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질식돼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오전 발생한 화재가 진화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의 모습.

이영주 교수는 "이번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화재로 10명이 사망하면 이 중 7~8명은 연기질식에 의해 사망한다"라면서 "사인이 화상 때문이라도 연기를 마셔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열에 노출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전했다. 

방화문이 열려있었던 점도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나가는 데 일조를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창우 교수는 "방화문이 닫혀있어야 연기가 멈추는데 병원은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문을 열고 닫는 것을 불편해 한다"라면서 "감지기에 의해 자동으로 닫히는 자동폐쇄장치가 있지만 돈 때문에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째도 둘째도 안전교육이다. 안전의식이 높은 사회는 규제법이 약한데 우리 사회는 낮기 때문에 법을 강화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설명한 뒤, "건물을 지을 때 안전을 위해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재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 역시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니 피해가 더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재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소방법이 강화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기존 적용이 되지 않다보니 오래된 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 교수는 "예전에 지어진 건물이 더 열악한데도 법이 소급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안전과 경제적 문제를 놓고 경제적인 것을 더 중시하다보니 안전이 뒷전으로 물러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실제로 법을 소급적용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주 교수도 "건물이 이미 지어진 상태인데 법이 바뀌어 시설부담을 해야된다고 하면 건물주들은 건물을 짓는 비용보다 현행법 수준에 맞춰 유지 및 관리를 하는 것이 더 부담이라는 입장"이라면서 "리모델링을 할 경우에는 현행법 기준을 따르게 돼 있지만 모든 건물이 리모델링을 하는 것은 아니다보니 현행법에 맞춰 소방시설을 갖추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jkim@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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