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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한미일 정상급 회담' 타진설의 실체는

[시사브레이크 = 김광민 기자]  

일본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미국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한미일 정상급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한다는 소식이다. 극우 언론으로 분류되는 아사히 신문은 25일 "미국 측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3자 회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측이 3자 회담을 타진한 배경에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둘러싼 위기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재확인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만큼 "북한이 반발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개최에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신문은 한미일 3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지만 미국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석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보도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마련된 남북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우리 정부에는 다소 난처한 상황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남북대화에 대해 예외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그런데 미국 조야는 실제로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림픽 기간의 메시지를 장악하는 것에 대해 펜스 부통령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그가 방한 기간 거듭된 인터뷰를 통해 맞대응할 전망은 그래서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의 방남과 관련, "한국인들이 현혹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불안해했다"고 한다. 미국 측이 한미일 정상급 회담을 타진한 게 사실이라면 정치적으로 재해석을 하는 맥락은 불필요하다. 북한이 그간 보여온 행태를 고려할 때 지금의 움직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이미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성실하게 회담에 응해오지 않거나 도발을 하면 대화를 고집하지 않고 제재·압박에 나서겠다고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다시 도발하거나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도 두 가지 모두를 구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오로지 대화만 해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못 박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이유로 대북 제재·압박의 '약한 고리'가 되지는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내외신 기자들과의 질의답변 과정에서 단호하게 밝힌 것이니 우리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다.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과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저긴 흔들기와는 달라야 한다는 건 명확하다.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 아베 총리와 정상급 회담을 하게 된다면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이 주된 의제가 될 것이다. 한미동맹이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이고, 한미일 안보협력이 북한 핵·미사일 대처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선택지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참가를 계기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전 세계에 '평화 올림픽'까지 공언한 상황에서 굳이 '3자 정상급 회담'을 열어 올림픽에 껄끄러운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3자 정상급 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반발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때에 따라 평화 올림픽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애써 이어놓은 남북대화의 판이 깨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필요하면 양자회담을 열되 3자 회담은 피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인 듯하다. 한일 두 나라 정상이 미국 부통령과 3자 회담을 하는 게 외교관례에 맞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김광민 기자  gmkim@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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