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사회 사건·사고
포항 4.6 여진, 기존 지진 공식 깨졌나

[시사브레이크 = 김수정 기자]  

이례적 규모…해소하지 못한 응력 폭발한 듯
포항 여진 총 91회…경주 지진보다 횟수 적어
새로운 지진? 본진과 같은 단층서 발생 추정
쪼갤 단층 남고 에너지 쌓였다면 큰 지진도
경주·포항 인근, 다른 지역보다 강진 확률↑

11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은 여진이 일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여진과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 91차례의 여진을 보인 이번 포항 지진은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여진보다 횟수가 적고, 본진과 같은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게 그 근거다. 특히 쪼개질 단층이 남고 에너지가 쌓였다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수능시험 전날인 작년 12월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북구 환호동의 한 빌라건물 외벽이 지진의 충격으로 처참하게 파손됐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3분3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본진의 여진 중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발생 깊이는 본진(3~7㎞)보다 깊은 9㎞이며 에너지는 본진의 16분의 1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여진은 주로 본진과 비슷한 시기와 위치에서 발생한다. 본진 이후 큰 규모의 여진이 나타나고 규모가 작은 여진들이 뒤따르다가 멈춘다. 

가까운 예로 경주 지진도 '큰 지진→작은 지진'이라는 일반적인 여진 공식을 보였다. 2016년 9월12일 오후 7시44분에 규모 5.1 전진 이후 오후 8시32분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했다. 일주일 후인 9월19일 오후 8시33분에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한 이후 규모 1~3 사이의 미소 지진들이 지속된 것이다.

여진 횟수도 초반에 잦았다가 점차 줄어들었다. 본진 이후 발생한 여진은 총 554회였으며 9월12일과 13일에 각각 134회(24.2%)로 가장 많았다. 9월20일까지 발생한 여진은 394회로 전체의 71.1%에 해당한다. 

이와 반해 포항 여진의 경우 본진 발생 이후 3개월 만에 규모 4.0 이상의 여진이 나타났다. 이는 본진이 발생한 당일 오후 4시49분에 발생한 규모 4.3의 여진 이후 두 번째다. 11일 규모 4.6의 여진 전까지 5일 동안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11일을 제외하면 6일 오전 9시18분 규모 2.5의 여진이 최근이었다.

3개월 동안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여진도 91회로 나타났다. ▲규모 2.0~3.0 미만 83회 ▲규모 3.0~4.0 미만 6회 ▲4.0 이상~5.0 미만 2회이다. 경주 지진 때 여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횟수가 적다.

이와 관련,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진 발생 후 시간이 지나면서 빈도와 지진 규모가 감소하는데 이번 여진은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나타났다"라면서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본진에 의해 쪼개진 단층면이 다시 자리 잡아 가면서 여진이 발생한다"고 설명한 뒤, "12월 말~1월에 접어들면서 포항에서 여진이 급격히 줄어들어 안전화 단계로 보였는데 다시 강한 여진이 나타났다. 본진에 의해 쪼개진 면 끝단에 에너지가 많이 응축돼 있었다는 증거"라고 부연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포항에서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변에 일정량의 응력이 가해졌다. 포항 지진의 경우 경주처럼 여진을 통해 응력을 차근차근 해소하지 못했다"라면서 "미처 해소하지 못한 응력이 있는데도 여진이 안 나고 있다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본진 발생 위치로부터 남서쪽으로 4.6㎞ 떨어진 이번 여진을 두고 '새로운 강진', '또 다른 지진의 본진' 등의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진으로 보기보다는 앞서 발생한 본진으로 인한 여진으로 해석했다.

우 분석관은 "본진이 발생한 단층면의 깊이가 4㎞ 이상 뻗어있고 좌우로도 7~8㎞ 이상 떨어져 있다. 큰 단층면인 것"이라면서 "이번 여진의 경우 본진과 같은 단층에서 발생했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거리다"라고 강조했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본진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위치상으로 보면 같은 방향으로 있는 단층이고 여진도 과거 그 근처에서 났었다"라면서 "새 단층이 활동한 것보다는 같은 단층에서 활동한 여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본진이 발생했던 큰 단층면이 더 쪼개질 경우 더 큰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규모가 큰 지진과 여진이 발생하면서 발생한 응력이 주변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강진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교수는 "본진이 발생할 때 전체 단층면을 다 쪼갠 게 아니라 일부 단층면만 쪼갰다. 이번 여진이 그 끝자락을 또 쪼갰기 때문에 단층 크기에 따라 더 쪼갤 부분이 남아있을 수 있다"라면서 "지하에 있어 단층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만약 쪼갤 단층이 남아있고 충분한 에너지가 쌓여 있다면 다른 큰 지진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도 "이번 여진이 발생하면서 응력이 주변으로 전파됐다"라면서 "응력이 쌓인 새로운 지역이 있으면 규모 4.6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미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 포항 인근이 다른 지역보다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수정 기자  sjkim@sisabreak.com

<저작권자 © 시사브레이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수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