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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男몰카에 수사속도…미러링 방식의 남혐엔 신중해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홍익대학교 회화수업 도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유출한 몰카 유포범이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운데 이 사진의 유출 진원지인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엔 그 동안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돼온 다수의 몰카사건에 대한 수사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워마드도 조사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워마드와는 별개로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만 속도를 내는 분위기에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워마드, 여성 피해 몰카 사건 수사에 주목

여자(woman)와 유목민(nomad)를 합성한 이름으로 극단적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를 표방하는 워마드는 커뮤니티 개설 초기 여성혐오를 고스란히 남성에게 적용하는 '미러링' 전략을 취함으로써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반면 혐오의 일반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여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몰카범의 정체가 밝혀진 뒤 워마드에서의 유출에 대한 반성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어서다. 다수의 피해여성을 양산한 몰카에 대해선 사실상 방관하다시피 했던 경찰이 이른바 '누드남'에 대해선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고 조롱한다.

여성의 몰카는 일상이라 식상해서 세 시간가량의 기숙사 불법 촬영 몰카가 존재하는데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뜨지 않는다는 식의 글도 올라온다. 항공대 유출 건도 홍대 사건처럼 일주일도 채 안돼 범인을 잡고 2차 가해에 대한 처벌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촬 사건의 피해자가 워마드 회원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에 워마드도 조사하겠다고 밝힌 경찰은 워마드 운영자의 인적사항을 알려달라며 구글에 수사 협조를 의뢰한 상태다. 운영자가 최초 유포자의 로그기록을 지워줬다면 증거를 인멸한 공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과거 소라넷 역시 해외사이트를 수사하는 데 10년이 걸렸던 점을 상기해보면, 워마드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기 힘들다는 조소가 흘러나온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는 시작부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비꼬고 있는 것이다.

▢ 워마드 거부여성들도 이번 수사엔 불편

이른바 '여성판 일베'로 불릴 만큼 혐오와 공격성을 드러내는 워마드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이번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데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수사 진척 상황은 본인이 겪은 경험과는 너무 달랐다고 토로하는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얘기는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몰카 사건의 피해 여성이 올린 글이 올라온 최근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의 게시물을 보면 몰 본인이 찍힌 동영상이 여러 사이트에 게재돼 불안장애와 조울증까지 올라왔다. 가해자는 별일 없이 학교를 다니지만 본인은 휴학을 할 수밖에 없어 극심한 박탈감을 느낀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홍대 몰카 사건이 터지자 스무명인가를 이번 주 내로 모두 조사하겠다는 게 잘못된 게 아니란다. 한 명의 용의자에 대한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당국의 입장에 대한 불편함일 뿐이다. 도움을 요청했을 땐 외면하다 홍대 누드 사건에 대해서마 이토록 발빠르게 대응하는 경찰 당국에 대한 서운함 아닌가.

▢ 여성들 박탈감 이해…성대결은 지양해야

이같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여성들의 시각에 대해 일견 동의할 수 있다. 통상의 성폭력 피해를 호소할 때와는 사회적 분위기에 온도차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남성이 피해자라는 점이 보통의 경우와 달라 주목도가 높아진 사안이다보니 수사기관의 일처리가 빨라졌다는 지적도 타당하게 들린다.

홍대 사건은 여느 사이버 성폭력 사건과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피해자로서 사건을 신고하거나 해결하는 과정에 있는 분들의 박탈감은 누가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다른 사건에 비해 굉장히 많은 주목을 받았고 수사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다른 피해자들의 불만도 너무나 당연하다.

이번 사건이 남성도 성폭력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도 동의한다. 이번 사건 수사과정을 지켜본 다수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불만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성폭력 피해 문제를 성대결 양상으로 끌고 가는 분위기는 솔직히 우려스럽다.

이번 사건은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불법 촬영물을 사이버공간에 유포시킨 것 뿐 아니라 특정인에 대한 성적 모욕과 조롱을 하는 명백한 사이버 테러이자 성폭력이다. 그러나 과거 메갈 사태와 같이 미러링 전략이 합리화되어선 안 된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필요한 남성들과 대립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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