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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유전자변이 단어에 함몰돼 본질 놓친다[데스크칼럼] 완전표시제 도입은 국민의 알권리나 선택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식량난을 극복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주장과 죽음의 밥상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조차 GMO의 문제점으로 '유전자변이'에만 함몰돼있다. 그리고 유전자변이란 단어에는 알게 모르게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아버렸다. GMO의 짧은 역사가 인체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환경단체뿐만 아니라 국민들까지 나서 'GMO 생산 전면중단' 혹은 'GMO 완전표시제'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럼 GMO 생산을 전면적으로 중단시켰다고 가정해보자.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서민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식량난을 해결하는 동시에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뜨거운 주제였던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게 되면 먹거리를 두고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GMO 표시제 시행 자체가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보는 시선을 보내면서 전면 중단으로 귀결하곤 한다. 그러려면 식량난 해소를 위한 농산물 양산체제 구축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소비자가 농산물 물가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선 말이다.

사실 지금의 불안감은 일정기간 GMO 곡물을 섭취한 사람의 데이터를 들여다본 뒤 아직 정확히는 모르나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추론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유전자는 종특이성을 나타낸다. 우리 인체로 들어오면 고스란히 고분자 화합물 상태로 바뀌는데 합리적 의심이나 추론 없이 곧장 정책반영을 요구하는 모순이 반복된다. GMO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흐리지 요소들을 찾아내어 배제한 뒤 해결책을 찾는다고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 않나. (종교적인 비판을 할 생각이 아니니 확장해석은 하지 말고) 유전자에 손대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는, 다시 말해 인체유해 여부보단 유전자변이 자체를 거부하는 대표적인 곳인 종교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칫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통한 대립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자연계에서는 유전자변이가 시시때때로 일어난다. 어쩌면 유전자 변이는 지구촌에 존재하는 생물과 생물 사이에서 직간접적인 관계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계에서의 변이는 우리 몸에 이상이 없고 인공적인 변이는 우리 몸에 이상이 있는가?'에 대해 먼저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이게 바로 생물의 진화 방향성을 살펴보는 과정 아니겠는가. GMO 곡물이 일으키는 문제점과, 그 원인을 유전자변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나. 그럼에도 오로지 유전자 변이에만 매몰되어 당장 인류의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제품양산 체제를 부정하는 게 올바른 접근방식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 세계 유수 언론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강력한 제초제 성분에도 견딜 수 있도록 GMO 처리된 콩을 키운 땅의 심각한 농약 오염 문제를 제기했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2013년 충격을 주었던 아르헨티나 점박이 소녀의 영상이 대표적이다. 유전자변이가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강력한 제초제를 뿌린 결과의 재앙을 두고 GMO 곡물 생산을 중단하자는 건 어째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오직 강력한 제초제를 견디게 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유전자변이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제초를 해 수확량을 높이고 있다면, 제초기술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유전자변이 종자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에 따른 불안감은 불필요한 논란만 양산할 뿐이다. 다만 유전자변이는 강력한 제초제에 견디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 각도로 접근할 필요는 있겠다.

바이러스 진화속도에 맞춰 보다 강력한 백신을 만들면서 인간의 내성이 떨어졌다고 하여, 대안도 없이 백신의 생산과 투약을 중단하자고 하면 사회적 동의를 구하긴 힘들지 않나. GMO의 순기능을 대체할 방법도 없이, 그것도 GMO 곡물의 유전자변이의 문제점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결정을 요구하는 게 성급할 수도 있진 않을까. 친환경 농산물은 인류 건강을 위해 각광을 받는 것인지 판촉전략에 의해 휘둘리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건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비싼 만큼, 소비패턴은 값싼 제품을 섭취하다 여유가 되면 값비싼 제품으로 갈아타도 되지 않나. 따라서 알권리나 선택의 측면에서 접근하여 GMO 표시제를 다루면 어떨까.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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