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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받은 접대는 근로시간…부서회식은 제외

[시사브레이크 = 이수혁 기자]  

고용부,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 발표

출장중 이동·업무상 접대, 사용자 지시시 인정
거래처 회식 가능…사내교육 강제성 있어도

"일률적 지침은 불가…사례별 판단해야"

앞으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자유롭게 휴식할 수 없는 경우 휴게 또는 대기시간은 대체적으로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해외출장을 위해 이동에 필요한 시간도 노사간 특약이 없는 한 근로시간에 포함시키게 된다. 업무수행과 관련있는 제3자를 근로시간외 접대하는 경우도 사용자의 지시 또는 승인이 될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사내 교육, 워크숍, 세미나 등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이뤄진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 회식의 경우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구성원의 사기 진작, 조직의 결속과 친목 등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장 또는 부서회식은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반면 거래처가 부서회식에 참여하는 등 변수가 발생 시 사례별로 판단된다.

8일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콘텐츠 분야 노동시간 단축 대응방안 토론회'.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을 11일 발표하고 안내책자를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 주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자유로운 휴식이 어려울 경우 휴식시간(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 실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수면시간 등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고려했다. 

출장중 이동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간주된다. 근로자가 출장으로 근로시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한 경우 노사 당사자 간 특약이 없는 한 근로한 것으로 본다는 행정해석이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사립학교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 교사가 학생을 인솔해 야영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출장에 필요한 시간은 사용자측이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다. 노사 간 노사출장과 관련해 업무 시간과 비업무 시간을 나누는 객관적 원칙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업무수행과 관련있는 제3자를 근로시간외 접대하는 경우도 사용자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업무상 접대는 근로시간외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사용자의 지시가 있었다거나 접대 대상을 사용자에게 보고하면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내교육도 참여의 강제성이 있으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근로시간중 작업안전, 작업능률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직무교육과 근로시간 종료후 또는 휴일에 근로자를 소집해 실시하는 교육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다만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법정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시간이나 근로자에게 교육 이수 의무가 없고 사용자가 교육 불참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는 사내교육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

워크숍과 세미나 등의 행사는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근로시간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효과적인 업무 수행 등을 위해 열린다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워크숍 프로그램 중 직원간 친목도모시간이 포함돼 있는 경우 이 시간까지 포함해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직원간 단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워크숍 등도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근로시간 판단 여부를 두고 가장 논란이 될 여지가 있는 것은 회식이다. 어떤 성격을 띠고 있느냐에 따라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서회식은 업무수행과 거리가 있는 사기 진작, 친목 도모의 성격이 강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사용자가 '다들 참석하라'는 등 참석을 강제해도 회식을 근로계약상 노무제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고용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처 직원들이 부서회식에 참여하는 등 변수가 발생한다면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김왕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회식 관련 모든 사고는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이 높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만, 근로계약에 의해 정해진 업무가 수행돼야 임금지급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따지는 것은 좀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보게 된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이날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현장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법원 사례와 행정해석 사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다양한 개별적인 사례들에 모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은 "사업장에서 궁금해 하는 것을 위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설명한 뒤, "전체를 포함한다고 보기 어려워 이것 만으로 사례들을 판단하기엔 부족, 위험할 수 있다. 지방노동청의 유권해석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인정했다.

이수혁 기자  nkslsh77@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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