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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단상] 기승전-"이재명 싫어" 논리로 무기명 비밀투표 관행을 덮자고?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9월 고교 무상교복 지원사업 관련 예산책정에 반대한 시의원의 명단을 공개해 시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피소된 바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관련 소식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공유됐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당시 이재명 시장의 움직임이 성남시의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적이었는지는 확실히 가리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나름의 견해를 간략히 피력해본다.

이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국회의 적폐 중 하나인 본회의 표결 시 무기명 비밀투표 관행을 먼저 살펴볼까 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중대 입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목격하는 무기명 비밀투표는 무엇인가.

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0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198인 중 찬성 160인, 반대 24인, 기권 14인으로 가결처리 되고 있다.

현행 국회법에선 일반적인 의안 표결은 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한다. 상당수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명표결을 한다고 알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국민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법안은 예외적으로 두고 있다.

대표적 무기명 비밀투표론 ▲국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선거의 투표 ▲대통령으로부터 환부된 법안에 대한 표결 및 인사에 대한 안건(임명동의안·체포동의안 등)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의사진행을 위한 경우 등이 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염동열·홍문종 한국당 의원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부결로 '방탄 국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국회의장이나 상임위원장 등의 표결만 무기명 투표를 허용하는 국회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손 의원은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민의 알 권리 충족, 국회의 투명한 민의 반영을 위해 모든 투표를 기명투표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면서 국회의 요직을 선출하는 과정에 대해선 깜깜이로 하겠다는 모순을 보였다.

자 본론으로 돌아가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무기명 투표의 전말을 공개한 건 원칙적으론 잘못됐다고 보는 시각은 틀렸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이재명 전 시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되묻는다.

국회와 시의회의 근간인 국민과 시민은 자신이 뽑은 시의원의 정치 철학이나 가치를 읽고 의회활동을 감시해야 한다. 그런데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를 왜 운운하는가. 방탄시의회, 깜깜이 의정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것인가.

오늘 지역을 이동이면서 여러 게시판을 찾아 게시물과 댓글을 둘러보니 지지성향에 따라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더라. 특히 이 전 시장을 비방하는 글들을 보면 철저히 짜여진 각본과 메뉴얼를 토대로 일방적 주장들만 보인다.

진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에 대한 법률적 해석은 1도 없더라. 더군다나 이 전 시장의 무기명 투표권 침해에 대한 지적보다는 앞으로 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하는 한국 의회의 미래가 핵심이자 본질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

요즘 정치인 이재명의 행보에 대해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본회의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장막 뒤에 이름을 숨겼지만, 공인의 공적활동은 공개되고 책임져야 한다"라는 그의 주장만큼은 격하게 동의하는 바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단이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조항을 사실상 위헌으로 보듯이, 국회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무기명 비밀투표 역시 깜깜이 의정활동을 보장하는 악법으로 하루빨리 폐기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재명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되묻는다. 공인이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권을 주고 방탄 국회, 방탄 시의회를 만들어 제 식구를 감싸고 돌아도 자신이 주장하는 당이라면 예외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건가.

더 이상 기승전-"이재명 싫어"란 주장으로 본질을 흐리고 의회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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