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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한국당, 기무사 옹호가 아닌 경제이슈를 제기했다면?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안중열 기자

최근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고, 박근혜 탄핵이 기각되어 시위가 벌어지면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다'라는 기무사령부 문건이 단연 화제인 가운데, "해체에 버금가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민주당과 "침소봉대식 쿠데타 음모론"이라는 자유한국당간 벌어지는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기무사는 박근혜 탄핵이 기각되어 시위가 벌어질 경우 계엄령을 발동과 발포를 포함한 행동강경을 수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지여부는 참으로 의미없는 접근이다. 박 전 대통령의 명령이었든 정권에 대한 기무사의 엇나간 충성이었든 박근혜정권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변함이 없다.

"애비에게 배운 것이라곤 '독재, 계엄령, 위수령' 이런 것밖에 모른 유신공주는 자신이 탄핵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은 모양이다."란 식으로 올라오는 게시판 글도 걱정이다. 모두가 그리 생각치는 않겠지만 일부에겐 자칫 기무사 등 정보기관의 직권남용 사례가 박근혜정권 당시로만 한정될 수 있어서다.

사실 기무사,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등 안보·정보기관 개혁은 진작에 제기된 시대적 요구일 뿐 새롭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안보·정보수집 등 본연의 활동이 아닌 민간인 사찰과 세월호 유족들 뒷조사 등을 하니 해체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다. 한국당의 여론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죽했으면 "기무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박근혜 탄핵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란 말이 나오겠는가.

하지만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경제문제로 진퇴양란에 빠진 청와대와 경제팀, 민주당은 한국당이 얼마나 고마울까. 정부여당이나 지지자들은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하기만 하다. 멸족 혹은 폐족하지 말고 다음 총선까지 버텨 연신 헛발질을 해대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리고 만약 한국당이 '기무사 옹호'가 아닌 경제이슈를 덮기 위한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했다면 어떠했을까. 적어도 지금처럼 여론의 외면까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당의 주장에 1도 동의할 생각이 없지만, 요즘 최대 관심사인 경제 프레임을 걸고 나왔다면 그들의 움직임에 조금은 예의주시했을 거다.

한국당이 기무사를 옹호하는 통에 당장 경제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제렛대가 사라졌다는 점은 몹시 아쉽다. 해체 전까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진작 불거졌어도 이상하지 않은 경제이슈가 외교·안보 프레임에 이어 기무사 문건으로 덮히니 씁쓸하기만 하다.

패악스러운 기무사도 바닥친 경제현실도 갑갑한 건 매한가지이다.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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