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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발목 잡을라…정치자금법 손질 주저[데스크칼럼] 돈·인맥 정치하라고? 국회는 투명한 용처 포함한 셀프개혁 포기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펼치는 논리향연을 통해 상대진영 패널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며 사이다 해갈을 했던 우리는 정치인 노회찬만 기억해선 안 된다. 그가 정계 입문 전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펼쳐왔던 노동운동도 재조명해야 한다.

진보진영 내에서 철새정치인이자 기회주의자이고 변절자란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던 그는 기존에 확고부동했던 좌우 프레임을 깨고 먹고 사는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론화시킨 몇 안 되는 입지전적의 인물이었다. 우리가 목도한 것 이상의 모습이 있다.

그런데 이번 죽음을 두고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해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지천에 깔리기 시작했다. 가령, '드루킹 사태를 덮기 위해 노회찬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식의 억지 주장을 한다. 문빠가 작전세력이 되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건데, 말도 안 된다.

사실이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말고는 특별히 보여준 게 없는 김경수 경남지사 수사는 중단돼야 마땅하다. 평소 노회찬 원내대표의 성품을 미뤄 짐작해보면 수사의 칼날이 정의당과 지지자에게로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고 본다. 

이제는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이 슬프다고 하여 불필요한 감정표출과 억측 남발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 그게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따라서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현행 '정치자금법'의 문제점과 개정의 필요성을 짚어볼까 한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이 국회의원 1명에게 후원할 수 있는 한도는 500만원이다. 국회의원 1명당 후원금 모금 한도는 연간 1억5000만원이고, 선거가 치러지면 예외적으로 3억원으로 상향된다. 개인을 제외한 법인과 단체는 정치자금 수수가 불가능하다.

특히 한도를 넘어 받는 순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합리한 구조로 설계돼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이 들리자 '지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정치자금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치를 하려면 일상적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게 되고 밥값, 차값 등을 내야 한다. 생계도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돈 없고, 인맥이 없는 사람은 애초 정치를 하지 못하게 하는' 혹은 '불법을 할 수밖에 없는' 현행 정치자금법은 기본적인 정치활동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정치자금의 용처 제한에 대한 문제점도 크다. 정치자금의 유입·운영·사용까지 3가지 모두를 규제하는 것은 한국 뿐이다. 미국만 보더라도 유입·사용에 대해선 제한이 없는 대신, 투명한 운영을 원칙으로 철저한 감시체제를 가동하면서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문제가 가장 시끄럽게 부각되는 시기는 선거철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명예훼손 등 정치활동에 따른 변론시 후원금 사용이 불법은 아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를 받은 후보에게 합당한 법무비용을 보존해주는 장치다.

하지만 유죄 확정 이후, 후원금 환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유무죄 판결에 따라 소송 비용을 공적·사적 지출로 구분하는 시스템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차후에 사용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건데 정치자금법을 손질해야 할 당사자는 국회의원들 본인들이다. 그런데, 자신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쪽으로 법률을 손질하려 하지 않기에 현행 정치자금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주장만 연신 되풀이하고 있다.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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