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상단여백
HOME 칼럼 데스크
과연 '모병제' 도입이 시기상조인가[데스크칼럼] 시기상조란 말로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면 안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편집국장]  

안중열 편집국장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꼭 한 번은 가야하는 군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심적 병역거부가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은 심신이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에게 강제징용 성격의 '징병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때문에 모병제(募兵制) 도입 주장이 다시 한 번 힘을 받을 전망이다. 사실 대통령 선거가 돌입하는 순간 여야를 막론하고 잠룡들이 앞다퉈 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론을 공략해 모병제 도입에 대한 군불을 지펴왔다. 병력 규모를 대폭 줄일 경우 첨단화 작업 방안 마련뿐만 아니라 직업 군인의 사회복귀 지원 등의 문제를 해결해 모병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모병제 주장은 현재의 징병제를 폐지해 60여만명에 달하는 병력 규모를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대신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한 병사에게 9급 공무원에 준하는 월급을 주는 방식의 타당성을 살피는 게 골자로 하고 있다. 출생률 감소세를 감안할 때 현재의 징병제를 수정해야 하는 만큼  덩치를 줄이고,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직업 군인에게 200만원의 월급지급이 가능할 수 있다.

특히 모병제를 도입하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2년 간 수십조원의 예산을 쏟아붓는 포퓰리즘 성격의 공공일자리 창출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만큼, 취업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모병제를 제도화해야 한다. 안정적인 월급을 지급해도 가용 병력이 부족하다면 용병제 도입을 병행하는 대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안보안정을 위해 외국의 사례도 꼼꼼이 살펴봐야 한다.

다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모병제 도입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안보 전문가들의 의견도 터부시할 순 없다. 한반도 안보 지형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모병제를 도입할 경우 전투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병력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의 첨단화가 필수지만, 지난 사드(THAAD) 배치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주변국들의 안보 이권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여뿐만 아니라 근무 및 생활환경, 전역 후 사회 복귀 지원, 형평성을 고려한 여성 인력 등에 대한 논의도 선행돼야 한다. 모병제의 성공적인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직업 군인으로 재편된 군조직이 한반도 안보를 담보할 수 있도록 체질이 개선될 수 있을 지도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힘든 현실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덧칠이 됐기에 지금도 군필자는 징병제 유지를, 군미필자는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시도해도 언제 마무리 될 지 모르는 게 안보문제가 아닌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린 어쩌면 군인도 없는 낙후된 군대시설에 안보가 담보잡히는 불안한 현실을 살아갈 지 모른다.

안중열 편집국장  jyahn@sisabreak.com

<저작권자 © 시사브레이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중열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