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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합법 증여'와 '불법 투기' 사이에서민주 진상조사, ‘문화재 지정’ 정보 사전인지·지역개발업자 배후설 풀어야

[시사브레이크 = 안중열 기자] 전라남도 목포시 구도심 일대가 문화재거리로 지정되기 전, 가족과 지인 명의, 즉 차명으로 건물 9채를 사들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이 신문지상의 헤드라인뿐만 아니라 SNS 공간을 도배하고 있다.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손 의원은 소관 부처인 문화재청 등의 정보를 미리 알고 개발이익을 노린 건물 매입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의원직을 걸면서까지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오히려 사태는 악화되는 분위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0월8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콘진원) 김영준 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손혜원 차명 매입 사태의 시작은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의 논란은 최초 SBS의 보도로 시작됐다. 논란의 핵심엔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이 전제된다. 낙후된 지역을 최신 건물로 대체하는 단순개발방식으론 지역 고유의 문화재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상업적인 용도를 살리고 문화재의 가치까지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전남도는 문화재의 가치를 살려두고 주변을 쾌적하게 정비하자는 취지로 앞서 언급한 사업을 공모했고, 목포시가 이를 받아들여 해당 지역을 2018년 8월6일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문제는 2017년을 기점으로 손 의원의 지인들과 남편 관련 재단이 지정된 지역의 주변 주택이나 건물 등 최소 9채를 사들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대 11채라는 주장도 있다.

여론은 손 의원이 차명으로 건물과 땅을 사들인 행위에 ‘투기의 목적이 있었느냐’와 ‘선의로 도움을 주기 위한 단순한 호의였느냐’를 두고 급격히 갈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손 의원이 등록문화재 지정 사실을 미리 알고 복수의 지인에게 해당 지역 주변의 땅과 건물을 사라는 식의 투기 목적성 권유가 있었는지가 논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손 의원은 최초 자신의 조카에게 목포에 위치한 집을 사라고 권유한 뒤 돈까지 증여한 뒤 실제 구입했던 2017년 3월과, 실제 관련사업의 지역이 지정 시점인 2018년 8월6일과 약 1년 반가량의 차이를 들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만약 투기 목적이 있었다면 1년 반 전에 등록 여부를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었겠느냐는 반론을 통해 나름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논란증폭 → 섣부른 해명 → 여론악화

2017년 3월에만 매입했다면 손 의원의 해명은 논란을 쉽게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등록문화재 지정 이후인 2018년 9월까지도 꾸준히 매입했다는 사실과 함께, 1~2채가 아니라 9채에 달한다는 투자규모도 공개됐다. 게다가 손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위원회 소속 위원이자 핵심 역할의 여당 간사란 사실이 속속 알려지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에 직면한다.

여기에 문화재 지정 등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충분한 지위는 손 의원의 해명의 사실여부를 떠나 신뢰도의 발목을 잡는다. 다시 말해 문화재 지정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매매를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문화재 지정에 상당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던 손 의원은 어떤 주장을 내놓더라도 의혹을 고리를 잘라내기에 벅찼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 탓을 할 상황이 아니다.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위원이자 여당 간사가 어떤 자리인가. 이 자리는 수시로 문화재청장과 얼굴을 맞댈 수 있지 않나. 본인이 투기를 하지 않았다는, 투기를 권유하지도 않았다는 말이 모두 사실일 수는 있다. 다만 국책사업과 맞물려 특별한 지위를 가진 손 의원은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주의, 또 했어야 마땅했다.

근대문화역사공간이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부동산 가격이 4배가 올랐다는 주장 등을 볼 때 투기 의혹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손 의원 본인은 매물을 사려고 하면 오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팔 마음이 없는 건물주가 매매하지 않기 위해 가격을 소위 ‘뻥 튀기’를 했기 때문에 과도한 수치로 표현된 측면이 있다는 모호한 해명을 내놓았다.

손 의원 측도 문화재 지정을 막고 재개발을 유도해 시세차익을 본다면 모를까 재단 이름으로 등록된 건물 등의 자산은 다시 회수할 수도 매매할 수도 없다는 반론을 펼쳤다. 하지만 재단 이름 외에 조카와 보좌관의 배우자 등과 공동명의로 등록된 건물들은 ‘지정문화재’가 아닌 ‘등록문화재’라 언제든 회수와 매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어찌 설명할 건가.

평당 500만원이 올랐다는 주장의 실체는

그렇다면 과연 시세차익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말 확인하기 어려울까. 아울러 재단 이름으로 등록된 건물 외의 자산이 반사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가 힘들까.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하지만 문화재로 등록된 이후 시세차익이 있었다는 근거를 들어 투기의 목적이 있었다는 SBS의 일관된 주장을 반박할 만한 내용은 사실상 없었다.

우선 17일 목포 공인중개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한 언론의 보도를 참고로 시세차익 부분을 살펴보자. 해당 보도에 따르면, 수개월 전부터 기대심리로 매물이 사실상 증발했다. 인근에 건물을 사고 싶은데 평당 500만원이 올랐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손 의원이 관련된 건물 등의 자산을 매입 당시 평당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으로 사들였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시사브레이크>도 해당 지역 공인중개사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현재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심리로 선을 그으면서도 이례적인 상황을 주목했다.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시세를 논하긴 어렵다”라면서도 “다만 재개발지역도 아닌데 (문화재 지정지역 주변) 가격이 꿈틀댈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본지와 일부 언론의 보도만을 놓고 볼 때 속이 시원하게 밝혀진 내용은 없다. 매매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기대심리와 실제 매매가격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내용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현재 활발히 거래가 돼 정확한 표본들이 쏟아지는 상황 이전엔 SBS의 의혹 보도도 손 의원의 해명도 완전히 맞았다고도 틀렸다고도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시간이 흐른 뒤 해당 지역의 매몰과 관련된 향후 나올 실제 거래내역 등을 살펴보면 명확히 풀릴 문제다. 가능성이 반반인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에 매몰되면 확증오류에 빠져 자칫 불필요한 소모전을 펼칠 수 있다. 언론과 대중은 이 문제와 관련해선 시간을 두고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다른 의혹들에 집중해야 한다.

불법 차명 거래인가 합법 증여인가

사실관계를 분명히 따져봐야 되는 부분 중 핵심은 차명 거래 의혹이다. 손 의원은 조카에게 1억원을 증여해서 건물 매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손 의원 동생은 돈과 계좌, 그리고 명의만 빌려줬을 뿐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모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카에게 입금된 금액은 3인 명의로 된 건물 ‘창성장’ 가격의 정확히 1/3에 해당된다.

이후 증여세까지도 입금하고 납부까지 완료했으니 조카를 위한 행위, 즉 ‘증여’라는 손 의원의 주장이 완전히 틀리지도 않는다. 해당 건물 매입에 관계된 조카가 복수라는 점에서 입장들이 갈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제주도에 집을 장만하려고 고민하던 중 고모의 추천으로 목포에 집을 샀다는 얘기 등을 종합할 때 의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입할 당시의 ‘목적’과 ‘방법’이 핵심쟁점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 의원은 예전부터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다고 강조한다. 목포에 있는 문화재의 가치를 알리고자 지속적으로 설파했지만 주변에서 터부시하자 본인이 직접 나섰다는 게 손 의원 주장의 핵심이다. 문화재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을 강조하면서도 부적절한 방법엔 제대로 답을 못했다.

되묻는다. 굳이 논란이 될 소지가 다분한 차명으로 건물들을 매입할 필요가 있었는가. 결국은 증여와 관련돼서 일정 부분 손 의원의 자금이 직접적으로 투입이 됐는데 조카를 통해 차명으로 진행해 스스로 의혹을 만들었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특히나 ‘문화재 보호’라는 확실한 명분을 갖고도 적합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한 부분은 인정하지 못하는가.

배후에 지역개발업자?…민주당도 손혜원도 진상규명은 꼭 필요

‘지역개발업자’를 배후로 지목되면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손 의원 옹호 측은 지역개발업자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지역과 한 3~4km 떨어진 지역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재개발의 차질을 우려해 손 의원을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근대문화 공간으로 조성되는 논란의 지역과 4km나 떨어진 아파트 재개발은 관계가 없다고 반박한다.

손 의원 의혹의 파편을 맞은 민주당은 ‘지역개발업자 배후설’에 예의주시하면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17일 손 의원 문제에 대한 당 사무처에서 이뤄지고 있는 진상조사를 언급하며,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당 차원에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혹은 명확히 이뤄질 수 있느냐’이다.

비슷한 사례를 반추해보면 손 의원의 해명을 적극적으로 듣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과 손 의원 모두 명확한 진상규명이 절실하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본인이 책임을 지든 당이 조치를 취하면 된다. 반대의 결론이 나오면 손 의원도 의혹의 덫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문화재 보호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안중열 기자  jyahn@sisabre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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